
본고사를 계속 실시하겠다는 일부 대학과 이를 폐지하는게 좋다라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평행선을 그어 오다 김영삼 대통령의 폐지론 수용불가 입장표명에 이은 새개혁안을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짐으로써 일단락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고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대학나름 대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보자는 뜻이 그 근본적인 취지로 작용하고 있고 상위권 일부대학은 본고사 실시로 어느정도는 생각대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문제는 본고사 과목이라는 것이 국.영.수에 국한되면서 학교교육이 학원교육으로 탈바꿈 하는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고액과외가 성행하면서 과목당 수백만원을 예사로 웃도는가 하면 그 방면에 이름난 선생을 모셔오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 심야에 거의 납치하다 시피해서 시간을 가른다는 헤프닝이 비일비제 하게 연출되곤 한다.
궂이 통계자료를 골치아프게 들여다보며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현실은 공교육비보다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고 있음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것이다.
학력고사가 처음 실시될때만 하더라도 대학입시 역사상 전무 후무한 걸작품이 될거라고 다들 환영하고 들떠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선시험 후지원'이라는 이 제도가 학생들을 능력과 정성보다는 점수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는 극히 비정상적인 가닥으로 몰아 나갔고 눈치싸움이 치열해졌는가 하면 초일류대학 일류학과에 하위성적 학생이 배짱지원으로 합격을 하고 원서마감 직전까지 이리뛰고 저리몰리는 현상이 해마다 증폭되기 시작했다.
이런 학력고사 위주의 교육은 대학의 자율권을 심히손상시켰고 학교가 필요로 하는 인재확보에 어려움이 뒤따랐다.
때문에 고교평준화작업에 따른 고교교육 개혁은 물거품이 돼버렸고 이제는 학력고사 점수로 일류.삼류가 구분되는 계층 학군지역간 차별의식이 점진적으로 자리를 잡아 신흥명문이니 8학군이니 하는 새로운 신조어가 학교보다 더 명성을 날리는 기현상을 불러일으켰다.
개혁해도 보강해도 끝없이 펼쳐지는 입시지옥의 아수라장은 조금도 개선될 기미가 없자 2년전에 교육부가 본고사로의 회귀를 결정하게 됐고 94년에 서울대등9개 학교에서 시범 실시된후 95학년도는 무려 39개학교로 늘어났다.
희안한 것은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서울대로부터 시작되고 서울대에 의해 끝이 난다는 것이다.
수많은 대학들이 입시일.입시과목 등의 발표를 늦추어 가면서 서울대의 눈치를 살피다가 서울대측의 발표가 있자마자 장마에 봇물터지듯이 너도나도 입시일을 챙기기 시작한 웃음거리가 빚어진 것도 바로 엊그제의 일이다.
대학이 타대학의 동태를 곁눈질하는 입시제도가 진정대학의 자율권을 부여해주는 것인지 한번생각해볼문제다.
물론 대학별 본고사는 입학자격자 선발에 긍적적인 기능이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부터진로를 벗어난 변칙적 흐름이 우려가 있고 과열과외를 부추길 구실을 제공할 소지가 다분하다.
공립학교교장단 회장인 서울 중경고 최선태교장은 학생들이 대학별고사 수능시험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어떤 형식으로든 전형방법이 단일화되면 교사 학생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 이라고 말한다.
사실 전국대학들이 본고사를 선호한다면 수능시험은 그 의미를 잃게된다.
자신이 지망한대학에 가서 대학이자율적으로 출제한 문제지에 응하고 실력에 따라 입학하게된다면 따로 국가에서 실시하는 시험은 무용이 되기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은 서울드댕 소위 일류대들의 지방이주 및 학명변경이 선행된 뒤에라야 가능한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많은 대학을 신설해야 된다는 고민이 있다.
대학별 고사를 실시해야 된다면 우선 현행 국.영.수 과목에 치중되어 있는 실력평가를 다양화 해야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교육개혁위원회가 교육부를 통해 권장사항으로 지목한 논술위주의 본고사 방안은 우선은 환영할마하다.
"학생들에겐 자신에게 알맞는 특성을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고교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을 평가받을 수 있을 때만 교육정상화는 가능한것이다" 고 말한 한진이 인간교육실현학부모 연대 정책연구위원장의 지적은 본고사 존.폐여부를 떠나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어찌됐던 96~97 학년도부터 실시 예정인 본고사는 대학들의 연구와 활발한 논의를 통해 대학나름대로 특성에 맞는 선발 방법들을 창출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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