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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울릉도는 초록 난장

기사입력 2004-01-01 16: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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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신비의 섬'이라는 홍보 문안처럼 `환상적'이란 극찬과 `과대포장됐다'란 실망이 공존한다. 날씨 영향이 워낙 크다.

용케 배를 탔다고 해도 3시간 내내 사나운 파도에 시달렸다면 이내 기진맥진이다. 당장 약부터 사먹고 드러누워야 한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험한 지형에서 비롯된 독특한 관광 문화가 울릉도의 기억을 좌우한다. 그래서 울릉도 여행은 나름의 요령과 준비가 필요하다.

산이냐 섬이냐=섬 전체가 거대한 산을 덩어리째 옮긴 듯 평지가 없다. `88도로'로 부르는 `8'자를 누여놓은 듯한 도동의 길과 똬리를 튼 모양의 구암 수층교는 가파른 절벽에 길을 내다 생긴 기막힌 광경이다.

울릉도의 길 사정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1962년 첫 삽을 뜬 지 39년 뒤인 2001년에야 섬 일주도로 공사가 끝났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완공도 못 된다. 섬목부터 저동까지 10여㎞는 아예 공사 포기 구간이다. 경사 100도가 넘는 해안절벽 지대다. 내륙 관통은 차라리 곡예다.

남양에서 태하령까지 지방도로를 타봤다. 일주도로가 나기 전 25인승 관광버스가 다녔다는 길이다. 가위 끝처럼 날카롭게 휜 산길이 30분 넘게 이어진다. 창문 너머 깎아지른 절벽이 내다보이고 아래로는 원시림이다. 숨이 턱 막힌다.

쉽지 않은 나홀로 여행=섬의 도심인 도동을 혼자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섬엔 렌터카가 모두 15대. 하늘이 흐리면 렌터카 회사는 차를 내주지도 않는다.

2박3일에 20만원(삼지렌트카 054-791-2240). 신호등은 딱 두군데 있다. 차량 한대만 통과할 수 있는 섬 남쪽 터널 앞이다. 중앙선이 없는 길도 흔하다. 대중 교통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족 여행객이 주로 타는 택시는 모두 52대가 있다.
 
섬을 한바퀴 돌아보는 반나절에 8만∼10만원(울릉택시 054-791-2315, 개인택시 054-791-2612). 다음으로 노선버스. 오전 5시40분부터 섬 북쪽 천부행 버스가 도동에서 1시간30분마다 뜬다.
도동으로 되돌아오는 막차는 오후 7시20분 천부 출발. 막차를 놓치면 움직일 생각을 접을 것.
4500원(054-791-2179).
 


섬 둘러보기=울릉도 여행에서 관광버스와 유람선을 타고 섬을 한바퀴씩 도는 여정은 필수다. 모두 반나절 코스로 도동에서 시작한다. 섬 일주는 기대 이상으로 유쾌하다.

유람선 일주는 울릉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특히 관음암 아래 절벽이나 코끼리바위의 눈앞 풍경은 쉬이 잊히지 않는다. 여

기서 알아둘 것. 배가 시계방향으로 섬을 돈다. 배 왼편에 타면 망망대해만 보인다는 얘기다. 갈매기 섭외용 과자 몇 봉지는 필수품.

뱃삯 1만3000원(성인 기준·054-791-4468).



현지 여행사가 운영하는 관광버스 일주도 흥미롭다. 입담 좋은 운전기사의 걸죽한 설명이 내내 이어진다.

이른바 연령별 등급이 있는 관광 가이드. 아줌마 단체 관광객용과 가족용 안내 버전이 따로 있다.

1만3000 ∼ 1만5000원(울릉관광 054-791-0066, 두레관광 054-791-7020, 울릉개발관광 054-791-6866).


 
먹고 자는 게 중요하다 = 울릉도 여행객의 70% 이상이 여행사 상품 이용자다. 이마저도 개별 여행자가 최근 들어 10% 이상 늘어난 결과다.

그래서 울릉도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대부분은 여행사에 관한 기억이다. 울릉도 여행 상품은 특히 어디서 자느냐가 중요하다.

어디서 자느냐가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울릉도엔 호텔 3곳, 여관 37곳, 민박 88곳이 영업 중이다.

이 가운데 90%가 도동에 몰려있다(관련 정보는 울릉군청 홈페이지 www.ulleung.go.kr). 문제는 운영 방식이 뭍과 크게 다르다는 사실.

본래 호텔은 아침 식사가 필수지만 여기선 아니다(시설도 뭍의 모텔 수준이다). 외려 여관에서 밥을 준다. 아니 사먹어야 한다.

보통 1박2식이 숙박의 조건처럼 붙는다. 이럴 경우 울릉도 명물은 맛보기 어렵다. 맛집을 따로 찾아가야 한다. 홍

합밥은 도동의 보배식당(054-791-2683), 오징어 내장탕은 도동의 99식당(054-791-2287), 따개비 칼국수는 천부의 신애분식(054-791-0095), 약소불고기는 도동의 울릉약소숯불가든(054-791-0990)에서 먹어봤다.
 
섬사람들의 추천을 받을 만했다. 숙소와 관련한 소식. 오는 28일 울릉도에서 처음으로 대형 리조트가 문을 연다.

7월 28일까지 12만원의 방값을 7만원(2인1실 기준)으로 할인한다(대아리조트 02-518-5000). 식당 등 부대 시설은 아직 공사 중. 울릉닷컴(1544-7644)과 대아여행사(02-514-6766)가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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