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9일 탑동 해변 공연장에서는 참 고운 합창과 교악대 연주, 대금 산조, 한국 창작 무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남녕고 청송 열린 음악회가 열렸다.
요즘처럼 공교육에 대해 많은 문제를 제기하는 때도 드문 시점에서 우리 학교에서는 어머니 26명과 교사 14명 졸업생 10명의 어울림 한 마당인 학부모와 교사,
졸업생들이 하나된 합창을 연출하여 우리 재학생들과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함으로써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틈을 좁히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혹자는 단순히 학부모와 함께 하는 합창이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닌데 무슨 자랑거리라고 지상에 글을 쓰느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 합창이 해변 공연장 무대에 올려지기까지는 여러 가지 사연들이 있기에 필자는 이것을 자랑하고자 한다.
요즘처럼 사회가 다원화되고 각기 삶 자체가 여유가 없는 때에 어머니들 26명이 근 한 달여 한 자리에 모여 합창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어떤 어머니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와서 2시간 동안 같이 시간을 보낸 일이 다반사였으며, 특히 어머니 회장을 맡고 계신 분은 개인 사업을 하시는 분이어서 합창 연습 도중에 몇 번이나 연습장 밖으로 들락거리며 사업상 필요한 내용들을 전화 지시를 통해 일 처리하면서도 연습시간을 끝까지 지키는가 하면,
지휘를 맡았던 어머니는 순수 아마추어들인 합창단원들이 틀릴 때마다 짜증을 낼 법도 하지만 끝까지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으시고, 틀릴 때마다 반복, 또 반복 연습에 들어갔던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날씨는 왜 그렇게 무덥던지 우리 학교 음악실이 그리 넓지도 않은데 에어컨을 켜도 흐르는 땀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합창에 참여하는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대로 수업시간을 조정하여 연습하는 터라 2시간을 수업 조정하다 보니 나머지 수업을 연달아 진행할 수밖에 없어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고, 합창에 참여하지 않은 선생님들 역시 합창에 참여하는 선생님 시간 조정 때문에 수업이 연이어 진행되어 피곤할 수밖에 없는 일인데도 묵묵히 참아주었던 일들하며….
참 어렵게 이루어진 합창이지만 그래도 공연이 끝나고 합창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이 다 함께 서로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며 격려해주고,
또 합창에 참여하지 않았던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대로 살며시 다가와서 `고생하셨습니다’라면서 악수를 청할 때는 합창에 참여함은 물론 진행과정까지 챙겨야 하는 교감으로서는 돌아서서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다.
혼자서 어떤 일을 처리하는 것이라면 몇 일 동안이라도 밤새워 일하고, 고민하면 못할 일이 없겠지만 개성이 각기 다르고, 활동하는 영역이 모두 다르고,
가치관이 모두 다르고, 세대가 역시 다른, 그것도 성인 집단을 하나로 묶어 하모니를 연출해서 비록 예술성이야 논할 바 아니지만 무대 공연을 했다는 뿌듯함과 보람을 합창에 참여했던 모든 이들에게 심어준 음악 선생님의 그 동안의 노고에 특별히 큰 감사를 드린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필자는 학교나 더 넓게는 우리 사회를 막론하고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하나로 묶여 서로 화합한다면 못할 일이 없으며, 안 될 일도 없음을 새삼스럽게 느껴보았다.
세상에서 참 아름다운 것은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가 내는 소리에 귀 기울여 나의 소리의 크기를 조절한다면 그래서 고운 합창이 이루어진다면 지금 우리가 피곤하게 느끼는 마치 절망적인 상황처럼 느끼는 우리 사회는 살만한 세상, 살 가치가 있는 세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번 청송 열린 음악회에 함께 하여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더 감사를 드리며, 학부모님들과 교사,졸업생들에게는 언제까지라도 우리의 고운 합창이 이어지기를 간절하게 소망하고,
우리의 어울림 한 마당 같은 행사가 여러 학교에서도 실시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고운 합창만이 있는 제주 교육의 장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