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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공부' 열 학원 안 부러워요

기사입력 2004-07-12 15: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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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학습 이렇게

기말고사를 치르고 나면 여름방학이 코 앞이다. 중·고생의 상당수는 그동안 학교에선 꼭두새벽부터 수업을 했고, 방과 후엔 학원 수강, 또 집에 돌아와서는 교육방송 강의를 시청해야 했다.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을 마련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방학이 되더라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짬을 내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방학에는 학기 중보다 학원 수강이나 개인교습 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학 때에는 학기 중에 하지 못한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 기르기’를 시도하는 것이 학업성적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가톨릭대 성기선 교수(교육학)는 “유명강사의 ‘족집게’ 강의를 아무리 많이 들어도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진짜 실력이 쌓이지 않는다”며 “방학 중 학원 수강은 자신의 약점을 짧은 시간 동안 보완하는 용도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는 얘기다.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의 양이 많고 적음에 따라서 학업 성적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객관적 연구 결과로도 이미 확인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서울 지역 고교생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업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들’ 중 74.3%가 ‘하루 3시간 정도 책상에 앉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고 답했다.

따라서 이번 방학엔 하루에 못해도 3시간 정도는 혼자 힘으로 공부하는 시간 계획을 잡아둘 필요가 있다.

같은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공부 잘하는 학생’의 또 다른 특징은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수업 내용을 체계적으로 필기하는 등 수업 참여 태도가 좋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학원 강의를 듣는 것보다 혼자 공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원 수강과 과외를 통해 학교 진도를 앞질러 배우는 선행학습이 학생 개인이 혼자서 하는 공부만 못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전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이종태 박사는 “선행학습에 길든 학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떨어졌지만, 혼자서 꾸준히 공부한 학생들은 갈수록 성적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학원에 기대지 않고 혼자서도 공부하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학습을 스스로 계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란 것이 이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방학 땐 학원을 과감하게 끊어보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10개 명문대에 동시 합격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박아무개양(17)이 자신의 공부 비법으로 공개한 것도 ‘스스로 계획해서 공부한다’는 것이었다.

해외 거주 경험은 물론이고, 한 달 이상 어학연수를 받아본 적도 없는 박양은 중학교 때부터 공부 계획 세우기를 즐겨했다. 스스로 세운 계획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낸다는 의지를 발휘할 수 있었고 그만큼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중·고교 시절에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두지 못하면, 어렵사리 대학에 들어간다고 해도 낭패를 당하기 쉽다.

고교 시절에 학원·과외 등을 통해 선행학습을 받았던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학업 능력이나 성적이 뒤쳐진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성 교수가 지난달 서울 5개 대학생 4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교 때 선행학습을 했던 학생들의 평균평점은 3.56(4.5 만점)으로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들의 평점 3.79보다 낮게 나왔다.

또 선행학습을 했던 대학생은 ‘혼자서 공부하는 태도와 습관 형성’, ‘체계적 전공서적 독서’ 등 학업능력에서 다른 학생들에 비해 눈에 띄게 뒤쳐지는 결과를 보였다.
 
‘자료 찾고 레포트 작성하기’, ‘학교 강의 잘 듣고 이해하기’, ‘수업시간에 또는 평상시 친구들과 토론하기’, ‘졸업후 진로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 갖기’ 등에서도 선행학습을 받지 않았던 대학생들이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 교수는 “고교 시절 공부한 방식과 태도에 따라 대학생 때 학업성취도가 달라져 사교육에 지나치게 기대 입시를 준비한 학생들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요구되는 대학 공부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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