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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같은 아이들과 함께합니다

기사입력 2008-12-09 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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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아이들의 또 다른 가정이자 학교입니다”
 
들꽃센터에는 약 29명의 저소득층 및 외부모,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이 모여 국, 영, 수 등 학교 교과목은 물론 기타교실, 스포츠교실, 보드게임교실 등을 통해 사회와 인성을 배우는 공동체다.
들꽃센터는 IMF와 함께 시작됐다. 10여 년 전 온 나라를 혼란으로 빠뜨린 IMF는 천호동 일대에도 큰 시련으로 다가왔고, IMF직후 늘어난 실직가정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회 식당에서 시작된 공부방이 시간이 흘러 지난 2005년 본격적으로 중· 고등학생까지 그 영역이 넓혀졌다.

사실 들꽃센터가 처음부터 중등부, 고등부 아이들까지 함께 공부할 계획은 아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라 중학생이 되고 그 중학생이 다시 고등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등부·고등부까지 확대된 것이다.

중등부까지 운영하고 있던 시기 고등부까지 확대되는 계기가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1년 만에 돌아와 계속 센터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이야기 한 것. 고등부까지 가르칠 만한 여력은 부족했지만 박 대표는 `저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초등부에서 중등부로 또 고등부로 아이들은 늘어만 갔다. 결국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센터도 함께 자란 것이다.

들꽃센터에는 박 대표를 포함 세 명의 교사가 상주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3명에서 많게는 7명까지 뜻을 같이하는 봉사자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한다.

대학생 형·누나 선생님부터 현직에 있는 교사들까지 봉사하는 교사는 다양하다.

“저희는 자발적인 봉사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만 아이들을 맡깁니다” 박 대표는 일부 대학 등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의뢰하는 봉사자들은 되도록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이별의 고통을 빨리 안겨주는 것이 꺼려진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한번에 여러명이 왔다가 한번에 떠나는 등 단순히 시간을 채우기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은 아이들 교육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박 대표의 지론이다.

아이들이 들꽃센터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저희 센터가 운영비가 허락이 된다면 많은 아이들을 받아서 배움을 나누어 주고는 싶지만, 형편이 많이 어렵기 때문에 우선 저소득층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센터의 가장 큰 문제는 센터를 운영하는 경비인 셈이다.
 
`들꽃센터'에 정부지원은 지난 2007년 9월부터 시작된 1인당 3,000원의 급식비가 전부다.
 
나머지는 뜻을 같이하는 인근학교 교사와 정당, 시민단체, 교직원단체 등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 운영이 된다.

이렇게 모아진 후원금으로 임대료 및 운영비를 하고 나면 정작 상주교사의 급료조차 제때 줄 수 없는 실정이다.

다행이도 내년부터는 정부보조금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다. 사실 대부분의 민간 주도 공부방이 그러하듯 정부의 지원을 받기는 쉽지 않다.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들도 있고, 시설신고 후 1년 정도가 지나야만 지원금이 나오고 있는 실태다.

`들꽃센터'는 지난해 12월 정부에 시설신고를 했다.

그러기에 내년에는 정부보조금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긴 것. 우선 정부보조금이 나오면 무엇을 하고 싶나는 질문에 박 대표는 “테마학습을 통한 역사기행을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전국으로 그 활동을 넓히고 싶다”고 말한다.

단순한 여행이나 탐방이 아닌 `과거와 현재'라는 테마로 아이들과 상의하고 답사 후에는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는 서울만 탐방을 하고 있다.

또한 아이들이 운동 프로그램 중 팀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이 또한 운동복 맞춤 등 경비 부분 때문에 망설였왔다. 내년에 보조금이 나오면 이 또한 추진 해 보겠다는 의지다.

박 대표에게는 최근 근심거리가 하나 생겼다. 내년에 처음으로 대학을 진학하는 두 명의 아이들의 입학금 문제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합니다. 아이들이 입학금 문제로 고민을 이야기 할 때는 저 또한 잘 될 거라고 이야기 하지만 근심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들꽃센터가 만들어지고 많은 어려움을 거치면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아이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현실에서 느껴지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교육이 점차 “치열한 경쟁구도로만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이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더구나 “저소득층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성장하기에는 사회적으로 너무 큰 벽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뜻을 내비췄다.

하지만 박 대표도 아이들에게 “대학만큼은 진학하라고”늘 주장한다. 교육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대학을 거쳐야만 좀더 원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했다.

다만 “너무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간다는 점 때문에 아이들이 자신들만 생각하는 것 같고 아이들 스스로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빨리 빨리의 선급함보단 보단 조금 느리게 걷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하고픈 이야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한동안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저 웃음을 지으며 “나를 믿고 따라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더 이상 아무런 대답도 필요치 않은 대답을 한 박 대표의 미소 속에는 항상 아이들과 함께 그 자리에서 아름답고 때로는 치열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같은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기자 아저씨가 사진 좀 찍게 자연스럽게 포즈 좀 잡아보자”라는 대답에 부끄럼 가득한 얼굴의 아이들은 저마다 고개 돌리기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그 쭈빗쭈빗한 모습 속에도 또래 모든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장난기가 가득하기만 하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들꽃청소년지역아동센터(대표 박순희, 이하 들꽃센터)는 대부분의 공부방이 그러하듯 저소득층의 들꽃 같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꿈을 모으고 키워가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이곳 들꽃센터 박순희 대표를 만나 들꽃센터와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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