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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대출이 고리대금업인가?
경기가 악화되면서 한국은행이 연일 콜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금리인하를 통해 경색된 시장에 돈을 돌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금리인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세계 각국도 금리를 제로 금리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금리인하 분위기에 역행하는 일이 우리 교육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올 1학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를 지난해 2학기에 비해 0.5%p 내린 7.3%로 발표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까지 내리는 상황에서 교육을 위한 자금을 여전히 고금리로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학자금대출의 기준 금리가 되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4%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점에서 7.3%의 금리를 정하는 것은 결국 학자금대출로 고리대금업을 하겠다는 심산일 뿐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로 인해 신용불량자에 처한 학생이 5,00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체자는 3만 2천여 명에 이르고 있고 이를 보증한 보증인은 67만 명에 이르고 있을 정도로 학자금 대출에 의한 문제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이자를 갚기 위해 노래방도우미를 하고 야간업소에까지 나간다고 한다.
또한 이자를 내지 못해 신용에 적신호가 켜진 학생들도 상당수가 있어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고, 학자금대출을 받고도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느라 신용불량자가 되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한다.
개탄스럽고 한심하기 그지없다.
우리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국가가 성장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교육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양질의 교육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방법만이 지금과 같은 위기를 헤쳐나가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돈이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고, 돈을 빌리더라도 이자 갚기에 빠져 학업을 등한시 한다면 이는 결국 사회적 손실로 돌아오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상당수의 대학들이 해마다 올려오던 등록금을 동결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그 등록금을 감당해야 할 서민들은 경기악화라는 대형 암초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있는 실정에서 정부에서마저 학생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박탈하는 고금리 정책은 수정돼야 한다.
정부는 하루빨리 원금상환 기간을 최대한 늦추는 방안을 마련하고, 적어도 대출이자를 지금의 콜 금리 수준인 2%대로 인하해야 한다.
그리고 처음의 학자금 대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최저소득의 가정에게는 무이자 혜택을 주고 소득수준에 따라 금리를 더 인하해야 한다.
또한 대출금으로 인해 이미 신용에 문제가 생긴 학생들을 구제하는 법안을 만들어 취업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집을 구입하기 위한 금리보다 높은 학자금 대출 이자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
정부가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다면 정부 자금을 동원해서라도,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그들이 안전하게 공부하며,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참된 일꾼으로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더이상 학생을 빌미로 한 고리대금업자의 모습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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