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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여름 열기도 침범못하는 건강한 인공조림 축령산 편백나무숲

기사입력 2004-08-02 09: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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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의 70%가 산이라고 하지만 불과 50여년 전만 해도 울창한 숲을 찾기 힘들었다. 나무로 집을 지었고,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제수탈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산림은 황폐할 대로 황폐해졌다. 식목일이 제정된 것은 1946년이지만 60년대에 들어서서 본격적인 녹화사업이 시작됐다.

70년대에야 우리나라 민둥산이 서서히 녹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전남 장성 축령산은 인공조림된 숲 중에서 가장 건강한 숲으로 꼽힌다.

쭉쭉 뻗은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창검처럼 에워싸 여름 열기도 스며들지 못할 정도로 울창하다. 숲에는 한창 장년을 맞은 건강한 나무들이 저마다 우람한 모습으로 서있다.


축령산은 그동안 웬만한 지도책에도 나오지 않았었다.

사유림이었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부터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등이 바로 축령산 초입 금곡마을에서 촬영됐다.

몇 해 전부터 장성군이 관광휴양지로 널리 홍보하고 있다.

2000년에는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와 산림청이 공동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장성 금곡마을을 지나쳐 산길을 오르면 울창한 숲이 시작된다. 산중턱까지 오솔길이 이어진다.

나무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든 임도이지만 숲이 워낙 울창해 자연적으로 생긴 오솔길처럼 보인다.

산길은 북일면 문암리와 서삼면 모암마을을 연결한다.
거리는 약 6㎞로 완만한 경사의 비포장길이다.
 
차가 다닐 수 있지만 걷는 것이 좋다.

숲길에는 텐트 10여동이 들어설 수 있는 공터와 샘이 있다.

고무 두레박으로 길어올린 샘물은 맑고 시원하다.

땀을 식혀주는 산바람과 상쾌한 공기에 가슴이 탁 트인다.

수종은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대부분이다. 나무들이 모두 잘생겼다.

나무의 평균 높이가 18m. 수령은 30∼50년 정도다. 나무 밀도는 1ha(3,000평)에 700∼2,500그루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목재로 효용이 높은 나무다.
 
삼나무는 물이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배를 만드는 데 쓰는 나무다.
 
바닷가에서는 멸치 말리는 뜰채 테두리를 삼나무로 만든다.

바닷물이 닿아도 상하거나 뒤틀리지 않는 목재여서 건축자재로 인기가 높다.
 
편백나무는 고급가구의 재료로 쓰인다.

무늬가 예쁘고 단단하며 향이 짙게 배어나온다.

요즘은 통나무집 목재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생김새가 비슷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나뭇잎이 부챗살처럼 펴진 것이 편백, 솔방울처럼 뭉친 것이 삼나무다.

축령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56년. 작고한 육림가 임종국씨(1915∼1987)가 축령산을 푸르게 가꾼 주인공이다.

독립운동가 출신인 그는 숲이 자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과 전답을 처분하고 빚까지 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조림을 계속했다.
 
68년 대가뭄 때는 온 가족이 물지게를 지고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한 그루의 나무라도 살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가 심은 나무들이 제법 목재로써 대접을 받은 70년대 이후엔 임업도 경제성이 있음을 확인한 산주들이 잇따라 조림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축령산 편백과 삼나무는 품질이 좋아 나무를 사려는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 왔었다고 한다.

축령산에서 시작된 조림붐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축령산 숲은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전국의 산림전문가는 물론 개발도상국의 임업인들이 단골로 찾는 코스가 됐다.

요즘은 장성군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코스 중 하나가 됐다. 숲을 가꾼 임종국씨는 2001년 산림청 `숲의 명예전당'에 모셔졌다.

이곳은 80년대 이후 9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으나, 사유림 경영의 역사성과 학술적인 가치 등을 감안해 국가가 직접 보전'관리하기로 하고 2002년 4월 산림청이 매입했다.

육림가 임종국씨의 땀과 의지로 자라난 축령산 숲.

남부지역 최대의 숲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마저 자아내는 이곳 침엽수림은 그가 다음 세대에 선물한 훌륭한 `미래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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